OvAI DIRECTOR OF THE MONTH
글과 화면, 두 언어로 한 세계를 짓는 사람
'UO Film'
Q. 5월 '이달의 감독'으로 선정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과 함께, 감독님의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먼저 '이달의 감독'으로 선정해 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세상과 사람에 대한 저 나름의 생각을 영화라는 그릇에 담아내고 싶은 사람입니다. 이야기를 짓고, 그 이야기를 화면으로 옮기는 그 과정 자체를 좋아하고 그것이 저를 더 행복하게 합니다.
Q. <라이벌 임팩트> 는 소설로 먼저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소설을 AI 작품으로 제작하게된 계기가 있을까요?
A. 어릴 적 제 꿈 속에는 소설가와 영화감독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사는 일에 쫓기고 아는 것도 부족해 오랫동안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작년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첫 장편소설로 《라이벌 임팩트》를 완성했습니다. 영화감독이라는 또 하나의 꿈은 AI의 발전과 함께 다시 가능성의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영상 공부를 이어가던 중 마침 소설이 마무리되었고, 자연스럽게 제 첫 장편 영화의 원작으로 제 첫 장편소설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창작 AI 영화 시장을 보면 페이크 역사물이나 로맨스 판타지, 단편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결국 시나리오 창작 역량의 부재가 그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AI 영화 제작은 점점 쉬워질 것이고 만드는 사람도 빠르게 늘어날 것입니다. 하지만 독창적이고 깊이 있는 시나리오만큼은 AI가 대신 써 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결국 AI 영화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시나리오를 쓰는 힘'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제가 창작 소설을 먼저 쓰기 시작한 것은, 바로 그 시나리오 쓰기를 위한 가장 단단한 사전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Q. 스포츠 중에서도 '골프'라는 소재를 선택하신 점이 무척 신선합니다. 골프 소재를 선택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A. 요즘은 책을 잘 읽지 않는 시대입니다. 이름난 소설가의 신작조차 몇만 부를 넘기기가 쉽지 않고, OTT의 발달로 하루에도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쏟아져 나옵니다. 이런 환경에서 뻔한 소재와 평범한 이야기로는 관객의 시선을 붙잡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평소 골프에 관심이 있어 이 분야를 깊이 들여다보니, 골프를 즐기는 사람은 그토록 많은데도 정작 골프를 정면으로 다룬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는 손에 꼽을 정도더군요. 그 빈자리가 오히려 가능성으로 보였고, 그래서 첫 장편의 소재로 망설임 없이 골프를 선택했습니다.
Q. 현재 9화까지 제작하셨는데요. 시리즈물을 제작하면서 가장 어려운점이 있으셨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A. 1화를 제작할 당시 가장 발전된 영상 엔진은 클링 3.0이었습니다. 하지만 클링 역시 인물의 동작 구현에서 어색한 부분이 남아 있었고, 특히 애니메이션의 경우 동작이 빨라지면 화면이 뭉개지는 현상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실사 영상에 비해 애니메이션은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내는 데에도 한계가 더 분명했습니다.
4화를 만들 무렵 한층 진보한 모델인 시댄스 2.0이 등장했습니다. 엔진을 교체하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그 순간 영화 전체의 톤이 흔들릴 위험이 있었습니다. 결국 《라이벌 임팩트》는 끝까지 클링 3.0으로 완주하기로 했고, 시댄스 2.0은 차기작에서 본격적으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시리즈물을 만들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바로 그 '엔진과 톤의 일관성'을 끝까지 지켜내는 일이었습니다.
Q. 골프는 스윙 매커니즘, 공의 궤적, 필드의 스케일감 등 역동적인 물리 표현이 중요한 스포츠입니다. AI 영상 제작 툴을 활용해 이러한 골프 특유의 역동성과 디테일을 구현해 내신 감독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살짝 공유해 주실 수 있나요?
A. AI 단편 영화를 처음 만들 때는 별다른 사전 작업 없이 인물과 배경만 만든 뒤 곧바로 영상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캐릭터의 얼굴, 의상, 배경의 결이 컷마다 미세하게 어긋나면서 일관성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했습니다.
이 한계를 깨달은 뒤 《라이벌 임팩트》부터는 작업 방식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먼저 모든 장면을 스토리보드로 옮기고, 그 스토리보드를 기반으로 각 컷의 이미지를 정밀하게 만들어 둔 뒤, 마지막 단계에서 그 이미지를 움직임으로 변환하는 방식입니다. 시간은 더 들지만 완성도는 분명 다른 차원으로 올라갑니다. 원하는 장면을 미리 이미지로 확정해 두고 영상화하기 때문에, 의도한 화면을 얻기까지의 시행착오도 훨씬 줄어듭니다.
결국 AI 영상 제작에서 더 중요한 것은 '영상을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이미지를 만드는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 관객분들께서는 캐릭터만 정해지면 몇 분짜리 영상을 뚝딱 만들 수 있다고 여기시지만, 한두 컷이라면 모를까 수 분 이상 흘러가는 영상에서 일관성을 지키려면 사전 이미지 작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AI 영화를 어느 정도 만들어 보신 분들이라면 아마 모두 비슷한 방식으로 작업하고 계실 겁니다.
Q. 소설 속 구상했던 캐릭터(장철민과 송민우)의 비주얼과 감정 표현이 AI를 통해 영상으로 처음 구현되었을 때, 감독님이 의도하신 바와 얼마나 일치했는지, 혹은 AI 덕분에 새로 발견하게 된 연출적 재미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A. AI가 처음부터 제 상상 속 장철민과 송민우를 그대로 꺼내 주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소설을 쓰며 머릿속에 또렷이 그려 두었던 두 인물의 결에 가까운 모습이 나올 때까지 수없이 많은 이미지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눈빛, 얼굴의 선, 표정에 깃든 미세한 음영까지 — 제가 오래 상상해 온 인물과 가장 가깝게 겹쳐지는 얼굴이 떠올랐을 때 비로소 그 이미지를 영상 속 주인공으로 확정했습니다. AI는 정답을 즉시 건네주는 존재가 아니라, 끈질긴 시도 끝에 비로소 제 머릿속 인물을 마주하게 해 주는 도구였습니다.
Q. UO Film 감독님에게 'OvAI'는 어떤 공간인가요? 플랫폼을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면서 느끼신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A. 저는 영상 전공자가 아닙니다. 그저 소설과 영화를 깊이 사랑하는 한 사람일 뿐입니다. 그런 제가 작품을 만들어 관객 앞에 내놓을 수 있게 된 것은 분명 기술의 발달 덕분이고, 그 가능성을 실제 무대로 이어 주는 것이 바로 OvAI 같은 플랫폼입니다.
저처럼 작은 꿈을 품고 있던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세상에 내보일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는 OvAI는, 단순한 공개 채널을 넘어 '꿈과 관객을 이어 주는 다리' 같은 공간이라고 느낍니다. 그래서 제게는 더없이 고마운 존재입니다.
Q. 앞으로 OvAI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다음 작품이나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무엇인지 향후 계획을 들려주세요.
A. 《라이벌 임팩트》는 10화로 막을 내립니다. 종영 후에는 1화부터 10화까지를 하나로 이어 붙여 한 편의 장편으로 다시 공개할 예정이며, 러닝타임은 80분을 훌쩍 넘길 것 같습니다. 수많은 분들이 AI 영화를 만들고 계시지만, 창작 시나리오 기반의 AI 영화로 이 정도 분량의 장편을 완성한 사례는 아마 한국에서 제가 처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꼬박 3개월이 걸렸습니다.
차기작은 《경호 1997》입니다. 1996년의 대한민국은 IMF를 코앞에 두고 있었고, 동시에 차기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격동의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를 배경으로, 당시 유력 대선후보의 경호를 맡게 된 전직 특수부대원이 그를 향한 암살 시도를 막아내는 정치 스릴러 액션물입니다. 소설은 이미 탈고했고, 지금은 캐릭터와 배경 작업에 한창입니다. 처음으로 액션 장르에 도전하는 작품이라 긴장도 되지만 그만큼 설렙니다. 시댄스 2.0의 도움을 받아 본격적으로 작업해 나갈 계획입니다.